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홍학의 자리 - 정해연 작가 (전반전?No / 후반전?Yes)

▶ 제목 : 홍학의 자리

▶ 작가 : 정해연

▶ 출판 : 엘릭시르

▶ 초판 : 2021.07.26

▶ 장르 : 장편소설 / 추리소설 / 스릴러 / 형사등장 / 학생도등장 / 그리고?? ㅎㅎ

▶ 기타 : 페이지 335쪽 / 무게 364g / 크기 130 x 188 x 17 (mm)

▶ 읽기 : 문장이 직관적으로 깔끔하고, 내용의 속도감이 있어 앉은 자리서 다 읽을 위험성이 높다. 눈이 침침해진다 ㅠ

 

<출처 : 출판사 엑릭시르 북카드 中 일부 발췌>

 

줄거리 (출판사 엘릭시르 책소개 내용중)
☞ 리뷰 중 주요부분 [색상 & 볼드] 처리했습니다.

 

『홍학의 자리』는 한 남자가 사체를 호수에 유기하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호수가 다현의 몸을 삼켰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라는 문장으로 끝나는 프롤로그는 이것만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정해연 작가의 장점은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설정과 이야기 전개. 『홍학의 자리』는 그런 그의 장점이 최고조에 달한 작품이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총 21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작품은 매 챕터마다 놀라운 전개를 보이며 다음 챕터를 읽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할 만큼 탁월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특히나 차근차근 쌓아 올려 절정의 순간 터지는 클라이맥스의 진상은 한국 미스터리에서 찾아보기 힘든 반전이 분명하다.
하지만 『홍학의 자리』는 단순히 반전 하나만을 바라보고 치닫는 ‘반전 미스터리’가 아니다. 그 반전이 빛나는 것은 짜임새 있는 플롯과 완성도 높은 캐릭터가 모여 이야기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반전은 충격적일 만큼 놀랍지만 반전을 빼고서도 작품의 매력은 가시지 않는다. 스릴러 작가로서 정해연 작가를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으며, 곧바로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읽으며 갈무리한 내용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평

 

출판사 서평에서 언급되었지만, 소설의 시작이 강렬하다. "호수가 다현의 몸을 삼켰다." (7면) 과 "그런데 다현은, 누가 죽였을까?" (9면), 프롤로그는 3쪽에 불과하지만, '삼켰다' 로 시작해 '누가 죽였을까' 로 마무리된다. 이쯤되면 스릴러 매니아들은 분명 입맛 한번 다시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약간의 스포는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언급하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읽기 지장없을 정도로!!)

 

스톡홀름증후군 이었던가? 왜 그 있지 않은가. 인질이 범죄자에게 연민을 느끼고 동조하게 되는 그런 상황 -적절한 비유였는지 모르겠다.- 소설 속 남자주인공 김준후 는 애인이 살해되자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될 것이 두려워 자주 데이트를 즐겼던 은파호수 물 속으로 애인의 시신을 유기한다. 경찰은 김준후를 의심하며 점점 압박해 들어오고, 김준후는 김준후대로 누가 애인을 살해했는지 나름의 방법으로 추리를 해 나가기 시작한다. 언젠가부터 인지 모르겠지만 김준후가 죽이지 않았다는 전제를 깔고 나니, 김준후가 끝까지 발각되지 않기를 내심 응원하고 있었다. 마치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 처럼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후 여기저기 도망치며 역경을 이겨낸 주인공처럼. 빅 픽처는 완전범죄가 성공하게 된 것이었지 아마. 

 

소설 속에는 약간의 반전이 있다. 여기서 반전 얘기를 언급할 수는 없으니. 최근 읽은 반전이 있는 소설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 가장 최근에 읽었던 반전소설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께' (산다 치에 라는 일본 작가가 쓴 소설이다) 의 반전은 정말 강력했다. 책 띠지에 '반드시 두번 읽고 두번 울게되는 연애소설' 이라고 써져 있길래 "그래 어디 한번 두번 읽게 되나 두고봐라" 라는 심정으로 눈에 불을 켜고 읽으며 막바지로 치닫던 중 "이게 뭐지?? 도저히 말이 안되는데" 라며 진짜 두 번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럼 '홍학의 자리' 도 책 전체를 관통하는 반전이었을까? 음...그 정도는 아니었다. 아니...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나쁜 선입견을 드리면 안되니, 정정하면 '반전의 방식이 달랐다' 가 좀 더 옳은 표현같다. 해피엔딩~ 은 중간에 몇 가지 장치를 넣어 흔한 연애소설로 착각하게 세팅한 후 독자를 골탕(?) 먹였다면, '홍학의 자리' 는 어느 한 부분에 집중해서 "쾅~~~" 하고 터트리는 다이너마이트 같은 반전이었다. 물론 홍학의 자리는 두 번 읽을 필요는 없었다. 나름 신선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어떻게 해야 원하는 삶을 사는가 / 최재천의 공부 2권의 책을 읽었다. 최근 2주 사이에. 공부하듯이 심혈을 기울여 읽은 두 작품을 뒤로 하고 좀 가볍게 읽을 책이 필요했는데, 책 속에 푹~~~ 빠져 정말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정해연 이라는 좋은 작가를 알게 된 것도 좋은 소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