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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심채경 작가 (알쓸인잡 그 분!!)

▶ 제목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작가 : 심채경

▶ 출판 : 문학동네

▶ 초판 : 2021.02.22

▶ 장르 : 에세이 / 별 / 밤하늘 / 인생이야기

▶ 기타 : 페이지 271쪽 / 무게 335g / 크기 130 x 200 x 15 (mm)

▶ 읽기 : 총 4개의 소제목 중, 초반의 2개는 에세이 느낌의 인생 길라잡이, 후반의 2개는 천문학 이야기와 함께~

 

<출처 : 출판사 문학동네 북카드 中 일부>

 

줄거리 (출판사 문학동네 책소개 내용중)
☞ 리뷰 중 주요부분 [색상 & 볼드] 처리했습니다.

 

천문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과 세상, 그리고 멀고도 가까운 우주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무언가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천문학적’이라는 표현을 쓴다. 아름다운 무언가에 대해서는 ‘별처럼 빛난다’고 말하고,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면 별자리로 운을 점치며 ‘우주의 기운’이 함께하길 빌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천문학자에게 천문학이란, 달과 별과 우주란 어떤 의미일까. 할리우드 영화 속 과학자들의 ‘액션’은 스릴이 넘치고 미항공우주국과 일론 머스크의 우주 탐사 일지는 화려하기 그지없지만 그런 뉴스들이 오히려 천문학을 딴 세상의 이야기로 치부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속 천문학자 심채경이 보여주는 천문학의 세계는 그러한 스펙터클과는 거리가 멀다. 빛과 어둠과 우주의 비밀을 궁금해하는 천문학자도 누구나처럼 골치 아픈 현실의 숙제들을 그날그날 해결해야 한다. 다만 그 비밀을 풀기 위해 ‘과학적으로’ 골몰할 뿐이다. ‘지구는 돌고 시간은 흐른다’는 우주적이고도 일상적인 진리 안에서 살아가는 천문학자의 이야기는 그러하기에 더욱 새롭고 아름답다.

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_「프롤로그」에서

 

읽으며 갈무리한 부분

 

마지막 줄 '가짜' → '각자' 중요한 부분에서 오타네요;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

 

천문학, 천문학자. 살면서 한 번도 마주칠 것 같지 분야의 사람을 이렇게나마 간접경험 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일까. 요새는 유투브 를 통해 그런 축복을 배로 아니 몇십배로 누리고 있다. 참 좋은 세상이다. 그 만큼 내가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세계에 대한 동경이 컸고, 지금은 비록 열심히 작장에 다니며 '남으로부터' 주어진 일에 매진하지만, 언젠가 나도 '내가' 주인공이 되어 직접 개척하며 무언가를 하고 싶다. 라는 어렴풋한 감정이 있었다. 특히 천문학, 별, 밤하늘, 우주 와 같은 단어들을 접할 때 더욱 두근거리는 내 안의 무언가가 느껴지곤 했으니 말이다. 나에게 천문학이란 자유에 대한 갈망, 미지에 대한 탐험/도전과 같은 의미의 단어였다.

 

하지만, 심채경 님의 글을 읽다 보니, 천문학 또한 누군가에게는 현실이고 치열한 전쟁터 였음을 느낄 수가 있다. "떠난 이들은 남지 못한 게 아니라 남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었고, 남은 이들은 떠나지 못한 게 아니라 떠나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었다." (31면 중) 최근 나의 고민과 비슷하다. 떠나지 못한 게 아니라 떠나지 않았다고 나 자신에게 스스로 위로하며 정신 승리하는 중이었는데, 읽으며 놀랐다. 저 위대한 천문학자님도 이런 고민을 했구나. 싶었던게. 그리고, "어떤 사람의 직업은 정해진 시간을 성실히 채우는 일이고, 또다른 사람의 직업은 어떤 분량을 정해진 만큼 혹은 그에 넘치게 해내는 것이라면, 나의 직업은 어떤 주제에 골몰하는 일이다" (78면 중) 이 부분에서는 아차 싶었다. 나는 내가 처한 현실이 싫어, 떠나지도 못 한 나를 굳이 정신승리 해 가며, 다른 분야의 이들을 동경만 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환경탓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자기성찰, 반성(?)의 생각들을 머리속에 떠올리며 책을 읽어나갔다.

 

심채경님의 첫 출간 책은, 천문학자로서 많은 고민과 어려운 환경을 접하며 다시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평소 알고 싶었던 천문학이라는 흠모의 공간을 목격하려다 외려 나의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이 된 듯 하다. 책의 중반부가 넘어서고 3,4부 약간의 천문학이 가미되는 이야기에서는 그래서 그런지 동력을 잃어버린 돛단배마냥 둥둥 페이지 사이를 오가며 조금 성급히 마무리를 지었다. 초반의 이야기들에 너무 심취했었나 생각이 들지만, 처음 목적과는 다른 '발견' 을 했으니 만족한다. 몇년 후 다시 이 책을 만난다면 아마 또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